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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떤 환경에서 어떤 삶을 누리고 있는가? 자동차에 빼앗긴 길에서 우리는 무심코 목적지를 향해 걷는다. 우연한 만남은 찾을 수 없고 이웃과 단절되었다. 그저 목적 있는 의사소통만 이 도시에 넘쳐난다. 사람이 뒷전으로 밀리면서 자연스러운 만남이 사라지는, 자동차 중심의 도시설계가 낳은 현주소다. 그러나 우리는 이따금 극심한 교통 체증에 불만을 토로할 뿐 지금 도시의 모습에 익숙해져 무감각하다. 지금 도시 문제의 원인은 바로 여기에 있다. 문제를 문제로 인식하지 않는 것.
『사람을 만나는 도시』는 산적한 우리 주변의 문제를 올바로 직시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더 나아가 물리적, 사회적으로 우리 주변에서 목도되는 도시 문제를 풀어나가며 그 단초로 ‘길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사람이 만나고 ‘걷게 하는 도시’를 만들기 위한 세 단계의 지침(3S)을 강조한다.
첫째, 만남을 위한 장소의 확보(Secure). 만남을 위한 장소는 바로 ‘보행로와 공공공간’이다. 둘째는 만남을 방해하는 요소의 분리(Separate)다. 마지막 세 번째는 만남을 촉진하는 요소를 더하는 것이다(Serve). 그가 말하는 도시계획의 궁극적인 목표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거리 만들기’다. 이 원칙에 따라 보행로와 차도, 대중교통 정류장과 광장 등을 우선 마련하고, 그 후 장소를 머물고 싶은 아름다운 공간으로 만드는 과정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