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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극단적인 주장들이 날을 세우고 자신과 조금이라도 다르면 곧바로 공격하는 세상에서 속단하지 않고 한 걸음 물러나 객관적으로 성찰한다. 그는 사람들이 자신과 다른 이들을 비난하고 배제하고 질투하는 감정은 ‘마음’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하며, 다양한 사례를 통해 그 해결책을 제시한다. 서로를 존중하고 모두 사이좋게 지내자는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다. 손쉬운 화합론 대신 자기성찰을 말하는 박선화의 ‘이해’는 공감불능 전성시대에서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던진다.분노와 갈등, 혐오와 차별이 가득한 이 세상에서 우리는 언제부터 사람이 미워졌을까? 자칫 부정적으로 보이는 이 책의 제목은 험악한 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생각해봐야 할 물음을 던진다. 사람을 믿지 못하고 미워하는 것이 보편화된 세상에서, 당신은 어떤 마음으로 이 세상을, 우리 주변의 사람들을 미워하게 됐냐고 말이다.
남 탓하는 세상에서 자기 자신 돌아보기
모두가 남 탓과 세상 탓을 하는 세상이다. 미디어는 끊임없이 현실과 동떨어진 환상을 선사하고, 언론은 갈등만을 강조해 사람들의 분노에 불을 붙인다. 오랜 시간 기업과 학교 현장에서 여성 리더의 역할을 해온 전 한신대 교수 박선화가 『언제부터 사람이 미워졌습니까』를 펴냈다. 우리 마음의 가장 어두운 부분을 찾아 공감하며, 그 어두움에 촛불 하나를 밝혀주는 책이다.
좀처럼 희망을 품기 어려운 세상에서 박선화는 ‘공감’에 눈을 돌린다. 결국 모든 것은 사람의 마음 문제라는 것이다. 박선화는 독자들에게 사람을 왜 미워하게 됐는지를 묻는다. 미움의 근원에 자리하고 있던 편견과 몰이해는 허상에 불과하며, 타인의 마음을 이해함으로써 그 ‘미움’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온라인상에서 뒤틀린 사람들의 관계나 선정적인 뉴스에는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들은 “임영웅에게 전 재산을 주고 싶다”고 말하는 할머니가 등장한 이유, 사주나 MBTI에 과하게 몰두해 그 프레임 안에서만 사람을 이해하는 경향이 다분해진 이유, 정의롭던 기자가 편향된 이야기만 하게 된 이유 등 우리 사회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사람들의 ‘마음’에 대해서는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이 책에는 이런 공감불능 시대에 서로를 조금 더 이해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저자 박선화의 다정한 위로가 담겨 있다.
대기업에서 오래 근무하며 기업 현장에서 벌어지는 비정규직에 대한 무시, 학력 간의 알력 다툼, 여성 롤모델 부재 등을 온몸으로 체감한 저자는 마음 탐구자로서 우리 사회에서 지금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사회 전반적인 문제에 대해 날카롭지만 차갑지만은 않은 통찰을 제시하는 목소리에 응답함으로써 소통을 완성하는 건 독자들의 몫으로 남겨둔 채.
나를 이해한다는 것은 타인을 이해한다는 것
총 4부로 구성된 『언제부터 사람이 미워졌습니까』에서 박선화는 극단적인 주장들이 날을 세우고 자신과 조금이라도 다르면 곧바로 공격하는 세상에서 속단하지 않고 한 걸음 물러나 객관적으로 성찰한다. 그는 사람들이 자신과 다른 이들을 비난하고 배제하고 질투하는 감정은 ‘마음’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하며, 다양한 사례를 통해 그 해결책을 제시한다. 서로를 존중하고 모두 사이좋게 지내자는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다. 손쉬운 화합론 대신 자기성찰을 말하는 박선화의 ‘이해’는 공감불능 전성시대에서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던진다.
제1부 ‘울분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우리 사회가 어쩌다가 울분사회가 되었는지 그 근원을 파고든다. 언론과 미디어들이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는 우리 사회의 비밀을 다양한 관점으로 살핀다. “여전히 촉발되는 갈등은 기득권이나 정치인의 이익을 위해 만들어진 갈라치기 프레임”일 뿐인데, 우리는 그 프레임에 갇혀 극단적인 선악 규정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를 분노하게 만드는 편견을 한꺼풀만 벗겨 낸다면, 우리는 여전히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 안에서 희망을 발견할 수 있다.
제2부 ‘공감불능 시대의 다정한 위로’에서 박선화는 사람들의 분노가 ‘외로움’에서 온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우리 사회에 지금 꼭 필요한 감정이 ‘공감’이라고 말한다. 고립감에 빠져 있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는 시대다. 자칫 잘못하면 고립감에 빠진 사람들이 민주주의를 파괴할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라고도 할 수 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본인이 소외받는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극우로 전향해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박선화는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이러한 위기를 타파할 수 있는 ‘공감’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제3부 ‘적절한 공존의 거리’는 공존을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거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내 주변의 사람만 소중하게 여기는 애착은 오히려 편견을 강화하는 악영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나와 가족, 친구들을 지키기 위한 일이라고 믿는 것들이 사실은 이 사회의 부조리를 강화하고 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공고히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남이가”로 대표되는 정서는 가까운 사이라는 이유로 부도덕한 일에 눈감아주는 일을 방조한다. 외로운 인생길에 내 편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배타적인 형제애와 신념을 경계하는 것도 필요하다. 사랑하려면 홀로 서야 한다고 저자가 주장하는 이유다.
제4부 ‘나를 이해하는 시간’에서 박선화는 타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나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책을 마무리한다. 결국 타인은 나를 닮았고, 그렇기에 나를 이해하는 것은 타인을 이해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저자는 사회에 대한 진단에 그치지 않고 자신의 경험을 녹인 이야기들로 서로를 믿자고 이야기한다. 믿어야 살아남는다. 사람을 믿는 것이 인간다움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불완전한 울분사회에서 서로의 마음을 들여다보다
분노와 갈등, 혐오와 차별이 가득한 이 세상에서 우리는 언제부터 사람이 미워졌을까? 자칫 부정적으로 보이는 이 책의 제목은 험악한 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생각해봐야 할 물음을 던진다. 사람을 믿지 못하고 미워하는 것이 보편화된 세상에서, 당신은 어떤 마음으로 이 세상을, 우리 주변의 사람들을 미워하게 됐냐고 말이다.
박선화의 물음을 따라 이 책을 읽다 보면 나 자신의 마음과 그 마음에서 비롯된 미움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게 된다. 바로 ‘공감’과 ‘이해’다. 어쩌면 단순할지도 모를 그 진리를 이해하게 되면 더 이상 사람을 미워하는 것이 쉽지 않게 된다. 결국 그 타인도 나 자신을 닮아 있기 때문이다. 타인의 상황을 들여다보고 그를 이해하는 아주 작은 시간은 우리를 조금 더 인간답게 만든다.
박선화는 우리에게 그런 시간을 제공한다. 단순히 ‘우리 모두 사이좋게 지내요’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미워하게 된 자기 자신을 돌아보자는 이야기를 함으로써 자신이 믿어오던 세상을 돌이켜보게 만든다. 우리가 이 세상을 미워하기 전에 자신과 타인에 대해 반추하는 시간을 갖는다면 사회는 조금 더 나아질 것이라 믿는다. 이토록 불완전한 울분사회가 마구 쏟아내는 날선 이야기에 지친 독자들에게 박선화의 위로는 새로운 세상을 사는 돌다리가 되어줄 것이다.